침전식욕:Give life back to music. 침전식욕

1
얌전히 집에 와서 일찍 잘랬는데
문자가 와서 잠이 깼다. 뱃살 때문에 저녁을 굶었는데 배가 고퐈..


2
오늘은 차에서 오랜만에 다프트펑크(random access memories)를 들었다. 멋진 곡들이다. 특히 이 앨범을 들으면 ... 이토록 고풍스럽고도 쓸쓸한 미래음악. 감동이 지나쳐 거의 서글프다.
사이버펑크를 공부하다 죽어도 좋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좋아한다. 은하철도999랑 바벨2세 같은 만화 볼때는 좋아서 제정신을 잃는다. 커트 보니것과 올더스 헉슬리 ...블레이드런너는 말할것도 없고. 죽기 전에 아키라 같은 만화를 그릴 수 있다면 하나님이 된 기분이 들 것이다.

평론가 임근준 씨의 조어를 빌리자면 소위 '포스트모던 좀비'인 현대인들은 새로운 가치를 전혀 생산하지 못한 채 끊임없이 서로와 자기 자신들로부터 밀쳐져 왔다. 우리는 자발적으로 코너에 몰려서 물질문명과 배금주의에 교살당하는 중이다. 사이버펑크를 다루는 이들은 단지 멋져 보이려고 암울한 미래상이나 인간 소외를 들먹이는 게 아니다. 극동아시안의 일부인 우리들이 수꼴과 좌빨로 나뉘어 아웅다웅하고 있는 동안 디스토피아는 여전히 거대한 행성처럼 전인류를 덮쳐오고 있는 것이다. 개구리를 천천히 익혀 죽이는 뜨거운 냄비처럼, 아주 멜랑콜리하게(폰 트리에는 외면할 수 없는 천재다).

데츠로처럼 기막히게 운이 좋아 메텔의 인도를 받으며 안드로메다까지 간다 해도, 결국엔 선택해야 한다. 나이먹을수록 거추장스럽기만 한 인간의 몸과 마음을 폐기처분하고 냉혹하고 부유한 기계백작이 될 것인지, 지극히 예술가 타입인 투사 하록 선장처럼 지루하고 고독한 싸움을 계속하며 우주를 표류할 것인지, 행성의 최저변에서 상류층을 동경하다 아사하거나 동사할 것인지.
사실 '인간'의 자멸에 대항할 수 있는 무기는 아니러니하게도 불안하고 불명확하며 불완전한 최후의 인간성,에 대한 신념. 그것 뿐이다. 모든 사이버펑크가 아직은 '인간'인 우리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드는 동시에, 요즈음에는 'post'를 앞에 매달고 반동분자들의 회유책 기능까지 하려 드는 이유는 거기에 있다.


3
가끔(자주) 어떤 사람들을 마주할 때 기계백작 앞에 끌려간 물정 모르는 어린애가 된 것 같은 섬뜩한 기분이 든다. 그 대상이 내가 사랑한다고 믿었던 사람이거나 누구보다도 나를 이해해 주기를 기대했던 사람인 경우에는 더욱 참을 수 없이 외롭다. 정말로 마음이 아프다. 나도 언젠가는 그저 그들을 잃지 않기 위해서 기계 몸을 원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도 했었다.


4
그러나 나는 이 시대착오적이고 비효율적인 육신으로 살아남아서 똑같이 끈적하고 뜨끈한 피를 가진 이를 만나 가장 촌스럽고 느릿한 방식으로 사랑하다가, 여윈 말처럼 고요히 죽고 싶다.
당신도 지금 어디서, 한없이 울거나 흔들리거나
이가 다 보이게 활짝 웃기도 하면서
당신만의 시간을 헤치고 있겠지.
(쿨한 전자기 신호를 뛰어넘어 언젠가 만날 수 있다면)
부디 그 날까지, 건강하게.

이제 자자.




덧글

  • 2014/01/05 09:25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jamie 2014/01/05 11:42 #

    아ㅎㅎ네 그럼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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